독서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명왕성 킬러 마이크 브라운의 태양계 초유의 행성 퇴출기> 책 리뷰

이나0 2022. 6. 10. 19:02

나는 어쩌다 명왕성을 죽였나 - 마이크 브라운

 

나는 천문학을 하늘을 바라보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빽빽한 빌딩과 번쩍 빛나는 불빛 사이로 밤하늘을 바라보고 관찰하기 쉽지 않았던 나에게 천문학은 꽤나 생소한 분야였다. <나는 어쩌대 명왕성을 죽였나>는 저자 마이클 브라운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명왕성을 태양계에서 퇴출시켰는 지를 소설과 같이 긴박함과 짜임새 있게 보여줌과 동시에 천문학자인 그의 삶도 점목시켜 나에게 생소했던 분야를 좀 더 흥미롭게 알려주었다.

 

이 책은 저자는 칼텍에서 교수의 자리에 임명된 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성과 있는 연구 주제를 탐구하며 그 당시 있던 9개의 행성 외에 다른 행성이 더 존재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표출한다. 명왕성이 9번째 행성으로 정해진 후 몇십 년 동안 새로운 행성은 발견되지 않아 다른 천문학자들은 회의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새로운 행성을 찾는 일에 몰입한다.

 

“정말로 그중에 내가 앞서 놓쳤던 행성이 숨어 있다면, 나는 정말 어리석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앞서 배웠듯이, 중요한 건 멍청해지지 않는 게 아니라 더 똑똑해지는 것이었다.” - p.185

 

이렇듯 그의 바람처럼 새로운 행성을 찾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희망을 놓지 않고 몰두했다. 그가 처음 발견한 콰오아, 세드나, 하우메아 등을 발견했지만 다들 명왕성보다 작아 새로운 행성은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제나 (현재 에리스)를 발견하게 된다. 당시 제나는 명왕성보다 크다고 알려졌었기 때문에 과연 제나가 제10번째 행성이 될 수 있을까라는 논의가 이어지면서 제나와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명왕성이 행성인가라는 논의의 여부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러한 발견들이 일어나는 동시에 마이클 브라운 박사는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애도 낳으면서 육아를 하는 과학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말 모든 것의 데이터를 재고 이를 그래프로 만들어 분석하는 것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공대생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하우메아와 제나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하우메아에 대한 발표를 도둑맞으며 내외적으로도 위기를 겪는 모습에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물론 그가 언급했듯이 분야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과학자가 가져야하는 덕목과 자세를 지켜볼 수 있었다. 그는 “과학자가 해야 할 일은 비과학적 관점을 묵인하고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자연을 올바르게 이해하도록 이끌어내는 것 아닌가?” (p.297)라고 주장한다. 그는 그의 아내가 말한 것처럼 명왕성도 행성이다라고 주장하며 10번째 행성을 발견한 사람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과학자로서 그는 명왕성과 제나가 행성으로 인정되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고, 자신의 논리를 위해 싸운다. 누가 보면 앞뒤가 꽉 막힌 답답한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이 있어줘야지 우리의 지식이, 그리고 사회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결국 그의 발견으로 인해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박탈당했다. 그리고 꽤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는 새로운 행성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당신도 아시다시피’ 나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그를 향해 발언을 이어갔다. ‘당신이 제게 이제는 누구도 새로운 행성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실 때, 저는 그것을 도전이라고 받아들입니다.’” -p.365